사막의 하나님
Max Phillips
나는 타는 듯한 모래밭을 걷고 있었다. 오아시스를 향하여…
나는 길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곁에 오셔서 길을 안내해 주신다고
제안 하셨을 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님 미안하지만 나는 지도를 가지고 있는걸요’라고
그러나 그는 나를 너무나도 귀찮게 만들었는데, 뒤를 돌아다
볼 때마다 그는 나를 여전히 뒤따르고 있었으니까.
내가 바위에서 흘러나는 샘물 찾아보려 머물자, 그는 또 다시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깨끗한 물이 담긴 물병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대가 이물을 마시면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텐데… ‘
언덕너머에는 독소 가득한 물이 있었고, 그 물가에 널려져 있는
앙상한 사람 뼈들이 햇빛 받아서 바래 있었다.
지친 몸으로 물가에 쓰러져 누워 쉬려고 애썼으나 쉴 수가 없다.
하나님이 곁에 오시더니 또 다시 귀찮게 군다.
“그늘이 필요하다면 내게 텐트가 있는데…”
“나는 지금 잘 쉬고 있어요”라고 내가 거짓말을 하자
그는 먼 산을 보는 듯 잠잠히 있었다.
갑자기 나는 벌떡 뛰어 일어나, 지평선을 응시하며 모래밭 위를
달려 나갔다. 지도까지도 내팽개쳤다.
오, 저기에, 바로 저기에, 오아시스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피곤하고 피 흐르지만, 승리자의 표정으로 뒤돌아다 보니,
그 귀찮은 존재가 여전히 나를 따라 뛰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경멸하는 그의 등에 진 보따리.. 물과 약품과 반창고가
담긴 그 보따리를 지고 그는 뛰어오고 있다.
“하나님 제발 나를 혼자 내버려 두란 말이에요.”
그의 발걸음이 느려지더니, 끝내 멈추고 말았다.
멀지 않은 거리에 빛나고 있는 오아시스… 보여주고 싶었다.
엎드러지며 넘어지며 달려가본 오아시스.
아뿔사.. 그것은 신기루, 신기루가 아닌가…
밤이 짖게 밀려오자, 나는 목이 마르고 피 흘리며 지쳐 있었다.
사막의 밤은 몹시도 추웠다.
나는 돌 위에 털썩 주저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다.
나는 길을 잃은 것이다.
그때에 나는 뒤에서 나는 인기척을 들었다.
얼른 뒤를 돌아다 보니
거기에 하나님이 서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