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자
저자: 편집실
어느 시대에나 하나님께서는 그 종들을 보내사 세상과 교회 안에 있는 죄악을 징계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평안한 말을 좋아하며 솔직하고 수식이 없는 깨끗한 진리는 싫어했다. 많은 개혁자들은 교회와 백성의 죄를 지적하는데 있어서 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들 앞에 그들의 순결한 그리스도인의 생애를 통한 모본을 보여 줌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성경의 가르침으로 돌아오게 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개혁자들은 단순히 모본을 보이는 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그들은 악한 왕과 패역한 백성들의 죄를 책망하며 절박하게 다가오고 있는 위험에 대해서 크게 외쳤다. 그 결과로 인해서 생기는 심한 고립감과 외로움은 그들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로 인정하며, 그 십자가를 진 채 쓸쓸하게 그들의 생애를 보냈다.
셋째 천사 기별의 전파를 위한 자격은 오직 성령의 은혜를 받음으로써 이루어진다. 신앙과 기도의 사람들은 거룩한 열심으로 나아가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전했다. 그들은 “무엇이 부족해서”라는 핑계보다는 “내가 부족해서”라는 깊은 탄식 가운데 영혼의 전도에 대한 놀라운 열심을 불태웠다. 그들은 교회 내에 있는 잘못된 가르침과 배도를 지적하여 줌으로써 어둠 가운데서 하나님을 더듬어 찾는 백성들에게 희미한 불빛이나마 제시해 주고자 애썼다. 그래서 수 많은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아주 적은 무리들이 그 빛을 따라 인도함 받게 되었다.
개혁자들은 주님께서 주신 죄의 책망에 대한 의무와 그 의무의 성실한 수행으로 인해서 야기되는 교회 지도자들과의 불편한 관계, 그리고 그 지도자들이 둘러 쳐 놓은 높은 장벽으로 인해 생기는 깊은 절망감을 맛볼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장벽 너머에 있는 영혼에 대한 염려와 각종 가증한 죄들로 인해 울며 탄식했다. 그들의 영혼과 마음은 심한 번민으로 고통 당했는데, 그것은 그들이 장벽 너머에 있는 영혼에 대한 사랑과 모든 진리와 곧바른 증언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그들이 동시에 수행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끔씩 그들의 주위를 돌아보며 그들의 영혼을 짓누르고 있는 그 무거운 짐을 함께 지고 갈 또 다른 동료 개혁자를 찾으려고 두리번 거리면서 개혁자를 보내 달라고 하나님께 탄원했다. 그러나 그들의 기도와 소원은 응답되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으로부터의 도움을 포기한 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서 인간 지도자가 싸놓는 높은 장벽을 쳐 부수고 그 안에 갇혀있는 영혼들을 구출하기 위한 성령의 큰 능력과 은혜를 간구할 수 밖에 없음을 느꼈다.
그들의 개혁사업은 대다수의 이스라엘 백성으로부터 외면 당한 채, 무시와 핍박 속에서 거의 완전한 실패로 끝마쳐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철저한 순종, 진리의 고수와 복음의 전파를 위한 그들의 노고를 칭찬하시며, 그들의 생애를 성경 속에 기록해 두심으로써 후세의 개혁자들에게 빛과 위로함을 주시기로 계획하셨다. 우리는 매일의 생애에 있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길을 선택할 때 그 길이 넓은 길인지, 좁은 길인지 또는 평탄한 길인지 아니면 높고 가파른 길인지를 그들의 육신의 눈으로 비교해 본 후, 기대하는 마음으로 어느 한길을 택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길의 겉 모양을 보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그 길이 하늘로 향한 길인지, 그 길 위에 진리가 분명히 놓여 있는지 확인하며 선택해야 한다. 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길의 겉 모양과 환경에 기만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이 교회와 백성들은 개혁자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내가 개혁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하나님께서 기다리시는 것은 부흥과 개혁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개혁자, 즉 사람을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 모두가 부흥과 개혁에 대한 소원이 마음속에 있다면 우리는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개혁자들이 되어야 한다. 모든 개혁자들이 가장 무서워하고 경계해야 할 한 가지 위험이 있는데 그것은 개혁을 대항하여 일어서는 지도자들이나 어떤 인간이 아니며, 어떤 고립감이나 외로움 같은 감정도 아니다. 그것은 개혁을 반대하며, 개혁자를 가혹하게 다루는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며 동정할 수 있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 그들의 영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가혹하고 비신사적이며 냉정한 취급하에서도 자신의 영혼을 순결하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하나님께 돌릴 수 있는 영광과 명예가 아니겠는가?
개혁자들은 육신적인 마음의 악한 성향, 즉 이기심, 시기, 질투, 교만, 경쟁하는 정신과 같은 범하기 쉬운 죄를 극복하기 위하여 위로부터의 능력을 하나님께 열렬히 간구했다. 그들의 노력과 극기와 인내는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높은 표준과 목적에 정비례했다. 그들은 오직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 것처럼 승리함으로써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굳게 믿었다.
그들의 인생의 끝은 한결같이 불타는 화형대 위나 춥고 쓸쓸한 토굴 감옥 속이나 외로운 섬 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
아! 우리 모두 주의 재림의 날에 동편 하늘 저쪽에 나타난 조그만 구름 조각과 하늘의 열림과 닫힘을 보면서 환희의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사도 바울의 그 말씀을 우리가 암송할 수 있다면….